Nude by light 2010

추천의 글

 

중세에서 누드화를 죄악시하여 회피하였으나 예술은 보이는 세계의 관찰에 근거하는 것임을 깨닫고 인간육체를 오브제가 아닌 표현예술로서 지적 의식의 관찰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Renaissance에서 현대까지 인간 스스로의 모습을 관찰함에 있어 금기시하던 누드에 관대해지면서 로마양식의 누드화나 누드조각은 다시 시작되었고 타자로서의 소재가 아닌 표현예술과 전위예술 등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육체를 통한 ‘정신현상학’으로서 본체의 본질을 연구하는 경험적 현상의 학문이 되었고, 회화와 조각, 사진과 미디어에서의 육체는 인문적인 성찰의 계기가 된다. 전시작의 벌거벗은 육체의 양감과 피부의 흑백토운은 인간에 대한 존귀한 감정을 일으키며 거추장스러운 가식의 시선을 벗는다.

 

2010.11. 조명수

 

 

작가노트

 

알몸을 뜻하는 네이키드(naked)는 우리가 옷을 벗어버렸을 때 느끼는 무방비한 상태의 육체를 의미하고, 누드(nude)는 조화롭고 아름다우며 자신감 넘치는 균형 잡힌 육체, 그리고 예술로 불릴 수 있는 치장된 신체를 말한다. 하지만,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껏 누드에 대한 나의 생각은 ‘물음표’이다. 감출수록 위선적이고, 드러낼수록 가벼워짐을 느낀다. 이런 복잡하고 미묘한 생각과 느낌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부딪히면서 조금씩 풀어가고 싶었다.

 

인체는 관능적인 예술의 주제로 쓰였을 뿐 아니라 그 형태를 통해서 개인의 사고를 간접적으로 암시기도 하고, 그 시대의 사고를 반영하기도 했다. 누드는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의 태도를 의식하기 때문에 예술가에 의해서 미화되고 변형되기도 한다1). 인체에 대한 다른 견해로는 신체는 이제 더 이상 시각적 눈요기나 성적 즐거움의 단순한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고도로 치열해진 이념적 논쟁의 출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근래에 등장한 새로운 이론들은 시각예술에서 신체를 재현한다는 것이 성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권력관계 일반에 관련된 사회 구성체의 핵심을 드러낸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2). 인체를 소재로 하여 사진이라는 방법을 통한 작가의 의도가 표현되는 과정에 사회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 누드를 사진으로 표현할 때 감상자의 개개인의 감정까지 고려할 수는 없지만, 박물관이나 갤러리에 건다는 것만으로 예술로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 문화가 받아 줄 수 있는 범위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비난이나 곡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물은 양상 양면성 이상을 가진다. 어떤 시각적 구도외 항상 다른 구도가 존재하며, 하나의 관점외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 내가 보는 시각적 구도는 어떤 사람의 다른 관점(another side)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어떤 구도에 대하여 다른 면(another side)을 제시하여 사물의 다면성을 시각화 시켜보고자 하였다. 작품은 전통적 기법에 충실하여 흑백으로 작업하였다. 흑백이 주는 색체의 간결함과 차분함, 먹의 중후함은 나에겐 ‘강렬함’으로 느껴지며, 나의 주요한 표현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직 나의 표현수준이 낮은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 표현방법이나 형식들을 계속 발전시키고, 변화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의 흑백사진을 더 나은 창작 작업을 위한 시작으로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0. 11 노 창 세

 

<참고문헌>

1)김석원, 사진, 미술을 초대하다. (주)아트북스

2)존슐츠 지음, 박주석 옮김, 사진에 나타난 몸. 예경.